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어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달랑달랑 얼어요.
아침 윤동주 휙, 휙, 휙, 소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 캄, 어둠이 깊다깊다…
눈 윤동주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버선본 윤동주 어머니 누나 쓰다버린 습자지는 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드니 숩자지에다 내…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참새 윤동주 가을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두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무얼 먹고 사나 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굴뚝 윤동주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웨인연기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애들이…
햇비 윤동주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해ㅅ비 맞아주자 다 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자엿자 자라게 ——햇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