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두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두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무얼 먹고 사나 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굴뚝 윤동주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웨인연기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애들이 깜박깜박 검으눈이 모여 앉아서 입술에 꺼멓게 숯을 바르고 옛이야기 한커리에…
햇비 윤동주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해ㅅ비 맞아주자 다 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자엿자 자라게 ——햇님이 웃는다 ——나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알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빗자루 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 이이렇게 베면 큰 총 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
빨래 윤동주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쨍쨍한 칠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꿈은 깨어지고 윤동주 잠은 눈을 떴다 그윽한 幽霧유무에서. 노래하는 종달이 도망쳐 날아나고, 지난날 봄타령하던 금잔디밭은 아니다. 塔탑은 무너졌다, 붉은 마음의 塔탑이― 손톱으로 새긴 大理石塔대리석탑이―…
가슴 2 윤동주 불 꺼진 火화독을 안고 도는 겨울밤은 깊었다. 灰재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닭 윤동주 한 間간 鷄舍계사 그 너머 창공이 깃들어 자유의 향토를 잊은 닭들이 시들은 생활을 주잘대고 생산의 苦勞고로를 부르짖었다. 음산한 계사에서 쏠려 나온 외래종 레구홍,…
山林산림 윤동주 時計시계가 자근자근 가슴을 때려 不安불안한 마음을 山林산림이 부른다. 千年천년 오래인 年輪연륜에 짜들은 幽暗유암한 山林산림이, 고달픈 한몸을 抱擁포옹할 因緣인연을 가졌나 보다. 山林산림의 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