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재지원한 장기비상근예비군, 면접일이 다가왔다.

작년에 비상근예비군 근무를 했었지만 면접이 긴장되는 건 매년 마찬가지 인 듯 하다.

작년과 같은 장소, 작년과 같은 사람들….작년과 같은 사람들?
60사단에서의 면접 일정은 2일 이었지만, 1일차에는 기존 근무자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는 듯 했다.

대기장소에 들어서니
시험운용 1년차에 같이 근무했던 친근한 얼굴들을 많이 만났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오늘 면접은 어떻게 될지, 앞으로 제도는 어떻게 될지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이번 면접은 작년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1차, 2차, 3차에 이르는 세번에 걸친 면접, 이 자체만으로 압박으로 다가왔다.

면접은 계급 순서로, 나는 중간 정도의 위치였고, 두 명이 한 조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면접은 주로 장기비상근예비군에 지원한 동기를 물어보는 자리였다.
난 그저 하고싶어서 지원하는 건데, 이걸 풀어 말하는 데 고생을 했다.

솔직히 작년에 근무하면서 크게 놀랐었다.
이 상태로 전쟁이 발발하면, 여기 있는 장비들 중 얼마만큼이나 운용할 수 있을 지… 몰랐으면 몰랐겠지만,
내가 손을 댄 이상, 전투준비의 마무리 또한 내가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이것을 솔직히 말하면, 다르게 생각하면
지금의 현역들이 본연의 임무를 다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기에 조심스럽게 대답하려고 애썼다.

두 번째 면접은 국가관과 안보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의 장소였다.
여기서 기억나는 대답은
“국가에 부름에 응답한다는 의지, 그리고 싸워 이긴다는 의지가 장기비상근예비군에게 필요하다”

세번째 면접장은….내가 지원한 주특에게 관한 심층면접이었다.
특히 내가 지원한 ‘전포사격통제부사관’이라는 보직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계신 포병대대장님의
질문 세례를 받아내었다.

현역시절 수행했었던 임무와 지원한 임무와의 연관성은 있는지, 동원예비군에 대한 전포대 교육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현재 내가 가진 역량으로 실제 포사격을 할 수 있는지, 전사관은 사격지휘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경험이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사격지휘과정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마지막 면접장에서 나도 당황을 했었지, 정신을 차려보니 손으로 제스쳐를 취하면서까지 대답하고 있었다.

다 끝나고 나오니, 면접 시작하기 전 보다 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아니 무슨 면접을 이렇게 빡세게 보나…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면접이 끝나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것에 편안함을 느꼈다.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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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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