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출근을 하고 사옥 순찰을 하던 중,
지원했던 부대 담당자에게서 문자가 왔다.

면접 안내 문자였다.
어, 그렇다면 서류전형은 합격을 한 거구나, 라는 안도감이 몰려왔다.

이제 그렇다면,
면접은 어떻게 합격할 것인가… 라는 답도 없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없이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면접날이 다가왔다.

 

일정 안되면 휴가라도 내고 오려고 했는데
뭐 어찌어찌하다 보니 반차 + 외부일정이 운좋게 겹치는 바람에
반차를 허락받아서(21세기에도 이런 회사는 존재한다)

아침 일찍 면접장에 도착했다.

면접장에 도착했다.
회관(현역때도 안가본 사단 회관)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코로나 19 대비 체온측정을 하였다.

겨울 비염환자 인지라, 긴장했지만 문제없었다.

대기실에 들어서니
합격을 대비한 체촌을 한다 하였다.
현역 시절 전투복 맞춰 입을때나 정장 맞출 때 이후로 너무나도 오랫만이라
어색해 하면서 체촌실로 향했지만,

실제로 체촌을 재는 것은 아니었고 맞는 사이즈를 양식에 맞춰 적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1층 펍(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에 앉아서 다른 지원자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젊은 친구부터, 나보다 훨씬 형님인 분들도 많았다.

면접는 다대다로 진행되었고, 나를 포함한 면좁조는 2층의 대기실에서 기다린 후 다같이 면접장으로 들어갔다.

다양한 질문들이 나를 향했지만, 정작 대단한 본인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무슨 대답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중에 하나를 기억해내자면,
Q.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나는 어떤 국가관을 가져야 하는가?
A. 나는 시민이자 예비군이기 때문에 시민이었을 때는 국제 정세를 가늠하는 국가관을, 군복을 입은 예비군일 때는 국가방위에 일조하는 군인으로서의 국가관을 균형있게 가져야 한다.

총 6가지를 물어봤었고, 6번의 답을 하고 났더니, 나의 면접은 끝나 있었다.

현역으로서 너무 오래 군에서 멀어져있어서
군인으로서의 대답보다 시민으로의 색이 더 드러나는 답을 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니

합격에 대한 자신감마저 떨어지느 내가 룸미러 반대쪽에서 나를 마주보고 있었다.

마음을 추스리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회사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기수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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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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