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갸날에 對대하야
한용운
아아 가갸날.
참되고 어질고 아름다워요.
「祝日축일」「祭日제일」
「데―」「씨즌」이 위에
가갸날이 낫서요, 가갸날.
끝없는 바다에 쑥 솟아 오르는 해처럼
힘있고 빛나고 두렷한 가갸날.
「데 ―」보다 읽기 좋고「씨즌」보다 알기 쉬워요.
입으로 젖꼭지를 물고 손으로 다른 젖꼭지를 만지는 어엽분 아기도 일러줄 수 있어요.
「가갸」로 말을 하고 글을 써셔요.
혀 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에 꽃이 피여요.
그 속엔 우리의 향기로운 목숨이 살아 움직입니다.
그 속엔 낮익은 사람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감겨 있어요.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야요.
검이여, 우리는 서슴치 않고 소리쳐
「가갸날」을 자랑하겠읍니다.
검이여, 가갸날로 검의 가장 좋은 날로 삼어 주서요.
온 누리의 모든 사람으로「가갸날」을 노래하게 하야 주서요.
가갸날, 오오, 가갸날이여.
―觀音窟[관음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