池畔지반 정경 ─ 把溪寺파계사 龍沼용소에서

이상화

능수버들의 거듭 포개인 잎 사이에서
해는 朱橙色주동색의 따사로운 웃음을 던지고
깜푸르게 몸꼴 꾸민, 저편에선
남모르게 하는 바람의 군소리 ─ 가만히 오다.

나는 아무 빛갈래도 없는 욕망과 기원으로
어디인지도 모르는 생각의 바다 속에다
원무 추는 영혼을 뜻대로 보내며
여름 우수에 잠긴 풀 사잇길을 방만스럽게 밟고 간다.

우거진 나무 밑에 넋빠진 네 몸은
속마음 깊게, 고요롭게 미끄러우며
생각에 겨운 눈물과 같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빈꿈을 얽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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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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