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풍경

이상화

맥 풀린 햇살에 번쩍이는 나무는 선명하기 동양화일러라.
흙은, 아낙네를 감은 天鵝絨천아융 허리띠 같이도 따습어라.

무거워 가는 나비 나래는 드물고도 衰하여라,
아, 멀리서 부는 피리 소린가! 하늘 바다에서 헤엄질하다.

들어 힘없이도 섰는 잔디풀–––나뭇가지로
微風미풍의 한숨은, 가는(細) 목을 메고 껄덕이어라.

참새 소리는, 제 소리의 몸짓과 함께, 가볍게 놀고
溫室온실 같은 마루 끝에 누운 검은 괴의 등은,
부드럽게도 기름져라.

靑春청춘을 잃어버린 落葉낙엽은, 미친 듯, 나부끼어라,
서럽게도, 길겁게 조으름 오는 寂滅적멸이 더부렁거리다.

사람은, 부질없이, 가슴에다, 까닭도 모르는, 그리움을 안고,
마음과 눈으로, 지나간 푸름의 印象인상을 虛空허공에다 그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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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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