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축일 大祝日
〔라〕 sollemnitas
〔영〕 solemnity

교회 전례력에서 가장 등급이 높은 축일. 구원사에 있어 특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비와 신심과 전통에 따라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인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교회가 특별히 제정한 날을 대축일이라 한다. “교회는 1년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를 경축하면서 동시에 천주의 모친이신 복되신 마리아를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하며 순교자들과 다른 성인들도 신자들 신심의 대상으로 제시한다”고 〈전례 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지침〉 8항에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신비와 모든 성인의 기념을 항상 동일하게 지낼 수는 없고 구원사에 비추어 더 중요성을 지닌 신비나 기념이 있게 마련이다. 이에 교회는 경축의 성대성을 대축일, 축일, 기념 등으로 구별하여 지내고 있다.

다른 축일과 구별하기 위하여 대축일은 전날 저녁에 제1 저녁 기도로 시작하여 — 때로는 전야 미사로 시작하기도 한다 — 당일 끝기도까지 계속된다. 이런 의미의 대축일은 다음과 같은 축제 우선 순위를 가진다. ① 파스카 성삼일(성목요일 주의 만찬 미사 ~ 부활 주일) ② 성탄, 공현, 승천, 성령 강림, 대림 · 사순 · 부활의 주일, 재의 수요일, 성주간의 월~목요일(성목요일 주의 만찬 미사 전까지), 부활 팔부(부활 대축일~부활 제2주일) ③ 세계 축일표의 예수와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의 대축일, 위령의 날(11월 2일) ④ 각 나라나 지역에서 고유하게 지내는 대축일.

성경에 기록된 구원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나 신심과 전통에 의해 세계 축일표에 기록된 예수와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의 대축일은 다음과 같다.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3월 19일), 주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6월 24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6월 29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모든 성인 대축일(11월 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12월 8일), 이처럼 날짜가 고정되어 있는 대축일 이외에도 전례력에 따라 날짜가 변동되는 이동(移動) 대축일은 다음과 같다. 삼위 일체 대축일(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삼위 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 한국에서는 다음 주일에 지낸다), 예수 성심 대축일(성체 성혈 대축일 후 다음 주 금요일. 한국에서는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후 금요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연중 제 34주일).

각 나라와 지역 교회는 보편 교회력 외에 자기들 나름의 고유 교회력을 가지면서 고유하게 지내는 대축일이 있는데, 우리 나라의 고유 대축일은 다음과 같다.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 순교자 대축일(7월 5일), 성 안드레아 김대건과 성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 대축일(9월 20일), 포교 사업의 수호자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 대축일(10월 1일), 포교사업의 수호자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사제 대축일(12월 3일). 이외에도 각 교구, 본당, 수도회는 수도회 창립자, 본당 축성일, 수호 성인의 축일 들의 기회에 나름의 고유 대축일을 지낼 수 있다.

대축일이라 해서 신자들에게 미사에 참여할 의무를 무조건 지우지는 않는다. 주일에 지내는 대축일은 주일을 지킬 의무가 신자들에게 주어져 있으므로 자동적으로 의무 대축일이 되지만, 주일이 아닌 평일에 지내는 대축일 가운데 일부는 신자들이 꼭 지켜야 할 의무 대축일로 지정되어 있다. 세계 교회력에는 이러한 의무 대축일이 성탄 대축일(12월 25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예수 승천 대축일(부활 후 40일, 즉 부활 제6주일 목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등 4개이지만, 한국에서는 예수 승천 대축일을 부활 제7주일에 지내므로 3개의 의무 대축일이 있는 셈이다.

그리스도교 국가가 아닌 우리 나라와 같은 지방에서는 신자들이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의 공현 대축일은 1월 2~8일 사이의 주일에, 예수 승천 대축일은 부활 제7주일에 지내도록 배려하고 있다. 같은 날 여러 축제가 겹칠 경우 축제 우선 순위에 따라 더 높은 축제를 지내며, 축제 우선 순위 때문에 제 날짜에 지내지 못하는 대축일은 본 날에 가장 가가운 날에 지내게 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 가톨릭 대사전』 3, pp.1665-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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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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