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훈련이 끝난 바로 다음날.
다음주에 훈련을 하는 부대와의 인수인수인계 때문에
비록 토요일이지만 우리는 쉬지도 않고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나는 신분이 예비역이기 때문에
부대 재산이 왔다갔다 하고, 서명이 필요한 인수인계는 참여하지 못한다.
물자 정비나 제위치 이동에 대한 간단하 업무지시만이 가능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왜 훈련장에 따라 갔는가?
화포 이동 때문이었다.

훈련장 주연변장에 있던 18문의 화포를
보조 연병장에 옮겨 놓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정리를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내려갔을 때는 이미 몇 문 정도는 내려가서 정렬되고 있었다.

나의 판단은 제대별 포반별 완전 정렬 이었지만,
이미 포반의 순서는 엉킨 바람에
포대 순서만이라도 맞추려고 노력했다.

결국 포대 순서대로 정렬하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포병여단 운전병이라도 운전실력이 천차만별이었던지라,
마지막에는 화포가 겹쳐지는 형태를 정렬하게 되었다.

결국 마지막에는 나였다.
두돈반을 한대 끌고 나와 겹쳐 놓아진 화포를 결속하고
대열에서 빼낸 다음에 후진으로 다시 집어 넣었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견인 후진은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화포를 정렬시켜놓고, 훈련장을 떠나갔다.

몇일 후, 화포견인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다시 훈련장을 찾았다.
테일램프를 달고, 철사로 결속을 하고, 차량을 화포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두돈반 한 대가 시동이 안걸리는 것이 아닌가!!
이럴수가….일단 두고 주둔지로 복귀한 다음에
점프선을 빌려서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24v 점프는 장갑차 이후로 처음이라,
수송중대에서 급하게 다시 배워서 시도했는데

다행히 시동을 잘 걸렸다.
차량을 정렬하고, 훈련장을 벗어났다.

이렇게 순조롭게 화포 복귀이 이뤄질 줄 았았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포병여단에서 운전병을 지원해주지 못하겠다는 통보가 왔다.

사유는 몇몇 인원의 300워리어 출전.
이런 건 좀 일찍 말해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우리는 결국
9문 2회 1일 기동에서
6문 3회 2일 기동으로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걱정 끝에 화포 복귀 기동은 시작되었다.
화포를 결속하고 기동하는 부분에서는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사단 위병소를 지날 때 마다 출입증을 태그했어야 했어서
차량을 위병소 쪽으로 붙였는데
너무 붙인 나머지 위병소 초소 지붕과 두돈반 사이드 미러가 부딪힐 뻔 했다.

다행히 완전 접근하기 전에 차량을 멈추고
살짝 후진으로 갔다가 급선회하면서
사고는 내지 않고 위병소를 통과했다.

이정도의 이벤트 빼고는 어느 하나의 이벤트 발생 없이,

2일 간의 화포 복귀 기동이 마무리 되었다.

이번 훈련 덕분에
두돈반 운전 스킬과 화포견인 스킬을
사고 없이
조금 더 연마할 수 있게 되었어서 엄청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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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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