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포병집체교육의 시기가 다가왔다.
이번에는 전포 부문 주통제 교관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교육 전 실습계획표를 작성하는데, 하나의 추가 미션이 하달되었다.
동원훈련 시 용사 조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작성해서 같이 제출해라.
두둥, 시나리오라니.
일단 써 보자고 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시간을 더 쓰자.’
결국 연구강의 당일 새벽 1시부터 두 편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1편은 방열절차
2편은 사격임무절차
근 2년 동안 충분히 공부해왔기에 작성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다만 부족했기에 이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새벽부터 이렇게 준비하고
실습계획표 까지 작성을 완료했다.
나는 옛날 군인이라, 요즘의 서식을 몰라 고민을 했었는데,
마침 출근한 비상근예비군, ‘정비중대장’께서 서식을 다듬어 준 덕분에
연구강의를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이번 집체교육의 컨셉은 ‘교관화’
3개 포병대 전원이 동원예비군 앞에서 주특기에 대해서 강의할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를 다듬는 것이다.
그래서
흔치 않은 일이지만,
용사들에게 차분히 앉아서
본인이 강의할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실내교육 일정을 추가했다.
장비 앞에서 행동화하는 것과
이것을 말로 풀어서 하는 것을 다른 결이기에 주교관인 내가 피요하다고 건의했고
주통제 지휘관의 승인 하에 실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행하는 절차 중에서 세부적으로 챙겨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 강의했다.
예를 들면
곡괭이로 땅파는 방법(우리 세대야 군대 외에서도 할 일이 있었지만, 지금 세대는 거의 없어 파지부터 위험한 경우가 많다),
수평을 잡는 방법,
그리고 포병 간부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용사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시간도 가졌다.
평가를 한다던가, 경연대회를 하지는 않아서 뭔가 빠진 듯하지만
7월에 있을 동원훈련에 맞춰 진행한 교육이라는 점에서는 훈련준비를 든든히 한 듯 하여
훈련 마지막날 강평할 때는
개인적으로 용사들에게 신뢰감을 더 얻을 수 있었던
충실한 교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