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비상근예비군으로 복무하면서 겪게 되는 세번째 참모부 대포방열.
지금 여단장님도 세 번째 이셨다.

나의 임무는
참모부 인원들을 교육해서
여단전투력평가 시에 고득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참모부 인원들이 모여서
여단의 가장 큰 화기를 조작하는 대포방열.

여단장님의 마지막 평가이니만큼,
나도 이제 3년차 전사관인 만큼,

정말 잘하고 싶었다.

인원을 구성하고,
1일차 연습을 시작했다.

작년에 해왔던 인원과 새로운 인원
자리를 잡고, 임무를 지정하고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교육이었다.

오늘의 최대 성과는
방향틀 요원의 교육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2일차.
내가 출근을 안했던 관계로 그동안에 연습이 없었다.

심지어 2일차 연습은 평가 전날 이었다.

연습 다시 시작.
모든 과정에 대하여 모든 인원이
자신의 임무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었지만

숙달의 정도가 가장 큰 문제였다.

포병 요원들이 아닌데,
평가 기준은 포병 요원과 동일한 기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했었다.

거기에다가
방향틀 요원이 여단장님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긴장한 나머지 자구 실수를 해서 걱정이 추가되었었다.

방향틀 요원에게는
여태까지 잘 해 왔으니 긴장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3일차. 평가 당일.
다행히 대포방열 평가는 오후여서
연습할 시간이 생겼다.

나는 어제 고민의 대한 도출로 생각해낸 방법

방열 절차 구간마다 시간을 측정해서
가장 오래 걸리는 구간에 대해서만 집중연습을 하는 것.

방열을 한 번 실시했다.
어제의 결과와 더불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구간이 확정되었다.

전체적인 방열 연습을 중단하고
지연되는 구간에 대해서만 마지막까지 연습시켰다.

평가관 도착.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평가 기준을 듣고 나의 협상이 시작되었다.

1번 협상
나: 방향틀 삼각대 정치를 하고 시작해도 되는가.
평가관: 안된다. 다른 부대들도 정치부터 시작하였다. 형평성이 안된다.

약간 당황했지만 걱정되지 않았다.
혹시나 이렇게 될 줄 알고
처음 연습을 시작할 때 부터 삼각대 정치를 집요하게 가르쳤었다.

2번 협상
나:  방열방위각을 0000에서 0000까지 범위에서 하달해 줄 수 있느냐
연병장이 매우 좁아서
방향틀 — 방향포경이 마주볼 수 있는 각도의 한계가 있고
방열점검 할 때 자침을 먹을 수 있는 몹시 위험한 환경이다.
평가관: (주변을 판단한 후) 좋다.

이렇게
방열 평가가 시작되었다.

조마조마하게 보고 있었는데
어라, 방향틀이 제때 초편을 불러주었다.

포반도 적시에 움직여주고 있었다.

어느덧 방열이 끝났다.
최종시간 00분 00초, 우리가 연습했던 시간보다 엄청나게 줄어들었고
만점에 해당하는 시간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방열점검.
방향틀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재방열을 실시했다.
오차 공밀. 만점이다.

포반의 각종 수포들도 정상.
마지막으로 차폐각까지 정상.

최종결과 만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점수를 기록했다.

나는 보았다.
여단장님께서 양 주먹을 불끈 쥐며 좋아하는 모습을.

나 또한 기억한다.
여단장님과 함께한 세 번의 방열.
첫번째 약 8분.
두번째 약 5분.

나 또한 다행이다 싶었다.
평가를 떠나서,
여단장님 군생활의 마지막 즈음에 신나는 추억 하나 드릴 수 있다는 것에.

다른 평가관들의 확인까지 받은 후,
여단장님 주관으로 모두 모여
손을 모아 위로 올리며 “161여단 파이팅”을 외치며

대포방열 평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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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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