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微明)
“빼앗기 위해서는 주어야만 한다”로 요약되는 노자 정치철학의 핵심 개념이다. 노자는 피통치자들에 대한 통치자의 기혜가 그들의 자발적 복종을 유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역설한다. 그렇지만 통치자는 피통치자가 자신의 속내를 알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은미함’, 즉 ‘미'(微)라는 개념이 가진 의미이다. 반대로 통치자는 자신의 시혜가 선물이 아니라 자발적 복종을 유도하려는 목적에 종사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밝음’, ‘명'(明)이라는 개념이 가진 의미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 그린비(2010), p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