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kon, hekousion — 자발성, 자발적인, 내켜서 하는. [기존 번역어: 유의적인]
원어 ‘헤콘’ 혹은 ‘헤쿠시오스’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 행위 혹은 감정의 출처가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 구체적으로 그의 믿음과 욕구로부터 나왔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따라서 ‘의도적인’ 행위나 ‘의지적인’ 행위보다 훨신 범위가 넓다. 우리는 보통 ‘자발적’으로 화를 내거나 어떤 감정을 가질 뿐, ‘의지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어떤 감정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강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행위나 알았다면 하지 않았을 행위의 출처는 자기 자신이 아니며, 따라서 자발적이지 않은 행위가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자발적인 행위를 다시 둘로 나누었는데, 내켜서 흔쾌히 하지는 않았다는 의미에서, 즉 약한 의미에서 비자발적인 것, 그리고 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쩧 수 없이 한 행위, 혹은 알았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행위라는 의미에서, 즉 강한 의미에서 비자발적인 것으로 구별한다. 전자는 ‘내켜서 하지는 않은’ 정도의 비자발성이며, 후자는 ‘마지못해 한 행위’라는 의미에서의 비자발성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이창우, 김재홍, 강상진 옮김, 이제이북스(2006), p459-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