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daimonia — 행복.
‘행복’으로 번역하는 원어 ‘에우다이모니아’는 어원적으로 ‘잘(well)’을 의미하는 ‘에우(eu)’와 영적이고 신적인 존재 다이몬(daimon)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따라서 어원에 따르자면 ‘신적인 것이 잘 맞춰 주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적인 개입이 생겨 나는 계기는, 행복의 일차적인 구성 요소는 내적인 탁월성이지만 완전한 생애나 불운과 같이 자신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외적인 좋음들까지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적 행복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신적인 것의 조력을 필요로 하게 되는 셈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적 행복의 이러한 성격을 신적인 행복, 곧 지극한 복(makariotēs)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행복’이라는 우리말 번역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에우다이모니아’가 주관적 만족과 같은 개인의 감정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한 인간의 인간으로서 실현해야 할 기능이나 본성을 잘 실현하거나 발휘하는 상태, 혹은 활동을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므로, 행복한 삶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이창우, 김재홍, 강상진 옮김, 이제이북스(2006), p458-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