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lēsis — 바람, 소망, 소원. [기존 번역어: 소원]
우리말의 ‘바람’과 그 동사형 ‘바라다’는 원어 ‘불레시스’보다 넓은 영역에 관계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건강하기를, 또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배가 고프면 무엇이든 먹리를 바랄 것이며, 모욕을 당했다면 복수하게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불레시스’는 지적인 계기가 들어가 있는 욕구나 바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자연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욕망(epithymia)이나 순간적으로 느끼는 분노(thymos), 혹은 그것과 연관된 복수에 대한 욕구와는 구별된다.
지적인 계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선택(prohairesis)에 가깝지만, 영생과 같이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바랄 수는 있어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또 바람이 주로 목적에 관계하는 반면 합리적 선택은 수단에 관계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선택과 구별된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이창우, 김재홍, 강상진 옮김, 이제이북스(2006), p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