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tē — 탁월성, 훌륭함. [기존 번역어: 덕]

‘agathon’을 설명하며 언급한 것처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좋음’을 실현해야 할 기능이나 본성을 중심에 두고 이해해야 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기능이나 본성을 지속적으로 잘 실현할 수 있는 품성성태가 아레테(aretē)라면, 아레데는 마땅히 ‘탁월성’이라고 번역해야 할 것이다. 영어권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virtue’라는 번역어가 내용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신학적 덕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레테 목록에 추가되면서부터일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 윤리가 ‘덕’으로 찬양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레테’ 목록에는 올라 있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체로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겸손은 기독교의 덕 중 하나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을 탁월성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용서나 관용도 기독교의 덕 목록에 들어 있지만 탁월성으로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동양의 전통에서 ‘아레테’의 번역어로 ‘덕’을 제시하게 되면 ‘아가톤’의 번역어로 ‘선’을 제시할 때와 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덕스러운 목수’ 혹은 ‘목수의 탁월성’이라는 말에서는 목공이라는 기능이 중심에 놓이며, 일을 잘하는 목수가 연상된다. 마찬가지로 수학을 잘 하는 것이 도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학을 잘 하는 것이 인간의 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인간의 탁월성 중 하나라는 사실은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이창우, 김재홍, 강상진 옮김, 이제이북스(2006), p45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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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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