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률(principle of identity)/모순율(law of contradiction)
동일률은 논리학의 기본 원리로서 하나의 동일한 명제는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일 수 없다는 원리를 말한다. 형식적으로 동일률은 “A는 A이다”라고 표시된다. 반면 모순율은 정확히 말해 모순을 배제하자는 원리를 말한다. 그래서 모순율은 “A는 -A가 아니다”라고 표현된다. 결국 동일률과 모순율은 동일한 정신 즉 “A는 A이고 그래서 -A일 수 없다”는 판단을 공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 마지막 숨을 내쉬는 사람은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은 순간을, 그리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순간을 통과하는 것 아닌가? 정말 중요한 순간은 동일률과 모순율로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채롭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