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시(惠施, BC370?~BC309?)
사물들의 같고 다름을 해명하여 세계의 모든 개체들이 같아지는 추상적 지평을 발견했던 고대 중국의 논리학자. 같고 다름, 즉 동이(同異)를 중심으로 전개된 추상적 추론 끝에 그는 “만물을 널리 사랑하면, 천지는 하나의 단위로 세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공손룡이 감각 경험을 강조했다면, 그는 추상적 사유를 중시했던 것이다. 나아가 그는 장자에게 기존의 통념들을 해체하려는 논리적 방법을 전수해 주었다. 그의 사유는 『장자』(莊子), 「천하」(天下) 편에 단편적으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