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는 두 가지 점에서 피해를 본다. 그는 남을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대단해 보이지만, 속내를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다. 어울리다 보면 존경하는 마음보다 실망이 커지기도 한다. 누구나 인격 혹은 재능에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이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상대를 과소평가하지도 말라. 경험이 많은 사람은 상상을 통제함으로써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겉으로는 모자란 듯 보여도 속으로는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상황에 맞춰 상대가 알아듣는 언어로 말하는 기술을 알고 있다. 다른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적당히 어리석은 척할 줄도 알아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척하는 사람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척하지 않는 사람이 어리석다.
계획을 미리 공개하면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과도한 부담을 느끼게 되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마땅히 받아야 할 비난보다 훨씬 큰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완성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라. 사람들이 당신의 성공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알게 될 때, 그 가치가 한층 빛나는 법이다.
근엄한 가르침 보다는 재치 있는 말 한 마디가 더 많은 것을 깨우쳐줄 때도 있다.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보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얻은 지식이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급하게 달려와 얻은 행운은 미끄러져 산산조각 날 위험도 크다. 작은 행운은 길게 지속되는 반면 엄청난 행운은 금방 사라진다. 행운은 무거운 사람을 오랫동안 업고 가는 데 금세 지치기 때문이다. 행운은 헤어질 때에도 대문 밖까지 배웅해주지 않는다. 행운은 맞이할 때에는 따뜻하지만, 떠나보내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무정하고 무례하다.
남에게 조언을 구한다고 지혜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지도 않는다. 오히려 조언을 구함으로써 자신에게는 없는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남의 일에 참견하면 비난만 사게 마련이다. 필요한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하려면 함부로 나서지 말고 재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살아간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단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단점을 내버려두는 순간 단점은 폭군처럼 우리를 지배한다.
다른 이의 마음에 동조하는 것은 열린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만 특별한 능력이다. 공감에는 마음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다. 공감은 마법이라고 부를 만큼 강력하다.
당신에 대한 헛소문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것에 대해서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맞써 싸우고 반론할수록 사람들은 당신을 믿지않고, 비방한 상대는 교묘한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당신의 의견에 반박하지 않는 사람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가 그러는 이유는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만 사랑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판, 특히 지혜로운 이의 비판은 명예로 여겨라. 어느 누구도 당신의 의견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그것은 당신의 생각이나 견해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타고난 적성을 모른 채 뚝심으로만 밀고 나가다 결국 어느 분야에서도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만다. 재능이 없는 일에 열정만으로 매달리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른 적성을 찾는 것이야말로 가장 안타까운 일이다.
도덕적 혹은 인격적 결함이 없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 결점에 지나치게 집착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리어 발목 잡히고 만다. 결점을 매력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지혜이다. 로마의 쥴리어스 시저는 월계관을 씀으로써 자기의 대머리를 부끄러움이 아닌 영광의 징표로 만들었다.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것이 다른 사람이 일으킨 태풍을 가라앉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은 고개를 숙여 양보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물러서서 기다린 당신이 승리한다.
때로 상상력은 폭군처럼 행동한다. 사람들은 상상력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다가 큰 슬픔과 실패를 맛본다. 반면 어떤 사람은 상상력을 통해 행복해질 뿐 아니라 유쾌하고도 아찔한 모험을 체험하기도 한다.
뛰어난 타짜는 돈을 따고 있을 때 도박을 그만둔다. 성공적인 퇴각은 용감한 공격 못지 않은 탁월함이다. 충분한 결과를 올렸다면, 혹은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는 그만둘 줄 알아야 한다.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지혜로운 마술이다.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이룰 수 있다. 실력만으로는 어렵다. 상대의 호의를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어떤 일에나 유리한 점이 있는가 하면 불리한 점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어렵게 보이는 일도 그것의 장점을 끌어내면 오히려 즐거움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든 적이 될 수는 있다. 또한 우리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라도 피해를 줄 수 있다.
목이 말랐던 사람이 물로 목을 축인 뒤에는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아무리 맛있는 오렌지도 알맹이를 먹고 나면 껍질을 버리듯, 원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나면 예의도 존경도 사라지게 된다.
베개는 말이 없는 예언자이다. 어려운 상황이 닥친 다음에 뜬 눈으로 밤을 새우기보다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충분히 생각하면서도 잠자리에 드는 것이 현명하다. 깊이 생각한 수에 앞날을 준비하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부러진 손가락을 드러내면 적의 공격이 그 손가락에만 집중된다. 그러니 아무리 작은 허점이라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 악의를 가진 사람들은 당신의 약한 곳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낙담했더라도 내색하지 말라. 사람들은 그것을 빌미로 당신을 조롱거리로 삼으려 할 것이다. 지혜로운 이는 약한 곳을 절대 드러내지 않으며 적의 공격을 받아도 태연하게 대처한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다른 의견을 내세우면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다. 비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다른 의견을 말했다는 사실만을 공격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누군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도 내색하지 않으며 반대 의견이 나와도 침묵을 지킨다. 그리고는 말을 알아듣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자기 생각을 말한다.
사람들은 상대가 드러내는 감정을 통해 그의 생각을 읽어낸다. 따라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만 한 지혜가 없다. 말과 행동을 아껴 사람들의 호기심을 물리쳐라. 사람들이 집요하게 당신의 생각을 알아보려고 할 때는 먹물을 내뿜은 오징어처럼 당신의 생각을 감추어라. 알지 못하게 하고 예측하지 못하게 하라. 자신의 패를 보여주고 카드게임을 하는 사람은 가진 돈을 금방 잃게 된다.
상대의 장점을 찾아냈다면 바로 칭찬하라. 상대는 당신이 뛰어난 안목을 가졌다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칭찬을 은근히 기대할 것이다. 칭찬은 대화를 매끄럽게 만들고 상대로 하여금 칭찬받을 행동을 하도록 이끈다. 칭찬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많은 호의를 끌어내는 방법이다.
상상에 욕망이 더해져 지나친 기대를 갖게 되면 실망도 그만큼 커지는 법이다. 희망만큼 현실을 왜곡시키는 것도 없다. 염두에 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냉철한 이성으로 들뜬 희망을 다스려야 한다.
성격이 급하면 느긋한 사람들과 사귀고, 성격이 무르면 강한 사람들과 어울려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지키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성숙한 사람의 태도이다. 상반되는 것들을 적절하게 조회시킴으로써 세상은 더 아름다워지고 잘 유지된다.
성공이야말로 괴롭혀온 사람들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복수다. 시기심이 강한 사람은 한번 죽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시기하는 사람이 박수갈채를 받을 때마다 매번 새롭게 죽는다. 시기 받는 사람의 명성이 지속되면 시기하는 사람의 고통도 끝나지 않는다.
성급해서 입은 피해보다 단호하지 못해 입은 피해가 훨씬 클 때가 있다. 전쟁에서는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 더 큰 피해를 입는 법이다. 뛰어난 판단력과 단호한 결단력을 겸비한 사람만이 뜻한 바를 이룬다. 이들은 언제나 말과 동시에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여유가 있고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스스로를 믿는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할 줄 안다. 나아가 주위의 모든 것을 심지어, 운명의 별자리까지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인다.
시간이라는 들판 한가운데를 여유 있게 가로질러 기회를 잡아라. 시간이라는 목발은 헤라클레스의 쇠몽둥이보다 더 큰 능력을 발휘한다. 신은 회초리가 아니라 시간으로 인간을 단련시킨다. 행운은 기다리는 법을 아는 사람에게만 엄청난 보상을 해준다.
신은 자신의 조각상을 만든 조각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은혜를 입은 사람은 베푼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좋은 관계를 오래 이어가기 위해선 ‘한 번에 조금씩, 그리고 자주 주는 것’이 현명한 태도이다.
신중한 자세란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기질을 파악하고 나아가 타고난 능력과 후천적 노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살피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아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심하게 몰아붙여 관계를 끊은 친구는 원한에 사무친 원수가 되고, 자신의 잘못도 당신의 잘못으로 돌릴 것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인생 1막은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즐겨라. 고전에 힘입어 우리는 더 깊이 있고 참다운 인간이 된다. 인생 2막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세상의 좋을 것들을 즐겨라. 신은 우리 모두에게 재능을 골고루 나누어주었고 때로는 탁월한 재능을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었다. 그들에게서 다양한 지식을 얻어라. 인생 3막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보내라. 행복한 철학자가 되는 것만큼 좋은 인생은 없다.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한 날이 어이없게도 가장 위험한 날일 수 있다. 자신만만해 할 때가 가장 공격받기 쉬운 때이다. 운명의 여신은 우리가 경계심을 보이면 움직이지 않다가 전혀 예기치 못한 날을 선택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불운도 무시하지 마라. 불운은 혼자 오는 법이 없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듯한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이고도 끝이 없는 나락으로 빠지게 한다.
악의를 품은 사람의 말은 반대로 해석해야 한다. 그들이 말하는 긍정은 부정으로, 부정은 긍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이 강하게 비난한다면 실제로는 당신을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알아도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라. 자연스러운 대화를 수사관 방식의 캐묻는 심문으로 만들지 마라. 높은 자리에 있다면 더욱 알아도 모르는 척 넘기는 태도가 중요하다. 동료나 절친한 친구, 심지어는 적일지라도 모르는 척 내버려둬야 할 때가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쓸모가 없는 사람을 간주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는 것을 더욱 불행한 일이다. 모든 이에게 쓸모 있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쓸모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이며 분란에 휘말려들기 쉽다.
어느 분야에나 해결사 혹은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가 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탁월하다는 평판을 듣지만 금방 잃어버린 채 ‘평범하다’는 경멸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당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드러내서는 안된다. 충분한 능력을 갖추되 적당히 보여주어라. 횃불이 밝을수록 기름은 빠르게 소모되며, 이내 꺼질 시간이 다가온다.
어리석은 사람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하려다 결국에는 비난과 증오의 대상이 되고 만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한다.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불운도, 사나운 군중도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불운과 슬픔은 두 사람이 분담하면 반으로 줄어들지만, 혼자서 당하면 두 배로 커진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지나치게 믿고 다른 이의 호의를 무시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이의 호의에 힘입어 부족한 재능과 능력을 보충한다. 우리는 다른 이의 호의를 통해 낙담할 때 격려를 받고, 마음이 흔들릴 때 조언을 얻으며, 난관에 부딪혔을 때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선물 받는다.
얻고자 하는 욕구가 사라지는 순간 상실의 두려움이 생겨난다. 더 이상 갖고 싶은 것이 없으면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게 된다.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모두 소유하려 들지 말고 어느 정도 남겨두어라. 우리의 육체에 휴식이 필요하듯 정신에도 열망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여유 있을 때에는 남의 호의를 쉽게 얻고 친구도 넘쳐난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그럴 때 친구들을 보지 못한다. 그러다가 불행에 처하면 모두가 모르는 척하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우정을 저버린 친구에게 경솔하게 약점을 잡혀 그가 나중에 손쉽게 싸움을 걸어오지 않도록 조심하라. 하지만 적에게는 늘 화해의 문을 열어두어라.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관용의 문을.
우리는 가장 빨리 잊어야 할 일을 가장 오래 기억한다. 기억은 언제나 우리의 의지를 배신해, 고통스러웠던 일은 또렷하게 생겨나는데 즐거웠던 일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골치 아픈 기억을 치유하는 최고의 약은 망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망각이라는 뛰어난 약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완전히 소유할 수 없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도 그렇다. 완전한 신뢰와 완전한 소유는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에게는 털어놓고 다른 이에게는 감춰야 할 것이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떤 것을 언제 털어놓고 혹은 누구에게 감출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깨닫지 못하면 어떤 관계도 깊은 신뢰로 이어질 수 없다.
운명도 때로는 우리의 가장 약한 곳을 노려 상처를 입힌다. 고통을 없애고 즐거움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면, 당신이 어떤 것에서 즐거움 또는 고통을 느끼는지 추호도 드러내지 말라.
운이 따르지 않는 시기가 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고, 애를 서도 좀처럼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이럴 대는 몇 번 운을 시험해보고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손을 떼라. 어떤 일이든 적절한 시기에 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원하는 것을 당장 얻을 수 없다고 해서 속을 끓일 필요가 없다. 때로는 무관심으로써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이상하게도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태연하게 기다리면 저절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어떤 일은 잡으려고 다가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그만큼 다가오는 그림자와 같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판단력이 무뎌진다. 한번 위험한 일에 뛰어들면, 이어서 다른 위험한 일을 맡게 되고, 자신도모르는 사이 파국에 이른다. 지혜로운 사람은 위험한 일을 극복하기 보다는 피하는 데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잃을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과는 절대 경쟁하지 마라. 상대방은 수치심을 비롯해 모든 것을 이미 잃었을 것이다. 지킬 명예가 없기에 온갖 무례를 무릎쓸 수 있다. 이렇게 위험 부담이 큰 사람과는 절대 명예를 걸고 경쟁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승리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한번 훼손된 명예는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지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방법으로든 그것을 일깨워줄 수 없다. 무지한 사람은 부족한 것을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말고 신비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끌리고 기대를 갖게 된다. 설혹 자신을 불가피하게 드러내야 할 때도 전부를 드러내지는 말고 상대에 따라 말과 행동을 아껴라. 신중한 태도만큼 안전한 것은 없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가 되어라. 배운 사람을 대할 때는 배운 사람이 되고, 성자를 대할 때는 성자가 되어라. 상대의 말과 행동을 잘 받아주는 것보다 호의를 얻는 좋은 방법이 없다. 그의 기분을 잘 살피고, 그의 상태에서 자신을 맞춰주어라.
존경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달려 있다. 존경받고 싶으면 잠자코 기다려라. 지위에 합당한 자질을 갖추고, 맡겨진 일을 충실하게 해나가라. 존경 받으려고 애쓸수록 존경과는 그만큼 멀어진다. 높은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존경을 강요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는 진실을 드러낼 뿐이다.
존경을 받으려면 사랑까지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랑과 존경은 물과 기름과 같다. 따라서 존경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사랑하게 해서도 안 된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친숙해지고 그만큼 존경과는 멀어진다. 존경을 받고 싶다면 정열적인 사랑보다는 경외심과 찬사를 얻기 위해 노력하라.
좋은 것을 찾아내려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쁜 것을 찾아내려는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수천 가지 장점 가운데 굳이 한 가지의 단점만을 찾아내서 비난한다. 이런 이는 다른 사람들의 결점을 모두 긁어 모으는 허무주의와도 비슷하다. 좋지 않은 것만 주워 모으는 까닭에 불행과 함께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흐름에 따르는 것이다. 흐름을 알지 못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불행을 전파하는 사람을 피하고 행운을 누리는 사람과 어울린다.
지식을 갖추는 것은 좋지만, 많이 안다는 구실로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누군가를 향한 도 넘는 비판은 분란을 일으키고 오히려 어리석은 사람만 못하다는 평판을 얻게 한다. 현명한 사람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분별 있는 태도를 유지한다. 그러니 영리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분별 있는 사람이 되어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할 일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끝낸 일은 거듭해 설명하지 않는다. 침묵은 스스로를 보호해주는 방패막이며 마침내는 진정한 승리를 몰고 온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기보다는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 그러니까 상대가 당신에게 고마워하기 보다는 기대하고 의지하게 만들어라. 기대는 오랫동안 기억되지만 감사의 마음은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능력을 보여주되 자기를 속속들이 알게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누구도 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고, 아무도 그에 대해 실망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의 한계를 알 때보다는, 능력을 막연히 추측할 때 그를 더욱 존경하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움의 감정을 자제할 줄 안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보다 더한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뛰어난 사람과 친하게 지낼수록 자신이 나아지고, 그들을 미워할수록 자신은 보잘것 없어진다.
지혜로운 사람은 상대의 악의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호의로 바꾼다. ‘눈에는 눈’으로 악의를 되갚아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 평판을 해쳐온 사람을 옹호자로 바꾸는 것은 상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악의를 가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호의를 베풀어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재능을 갈고닦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겸손한 척하다가 오히려 더 잘난 척하는 꼴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정작 자신은 무심한데 다른 사람들이 그의 재능을 존경할 때 비로소 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진실의 쓴맛을 단맛으로 느끼게 하는 기술을 알고 있다. 진실의 날카로움은 유지하되, 부드럽게 전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윗사람에게 진실을 말할 때에는 정중하게, 또한 당장의 문제라도 마치 지나간 일처럼 차분하게 말한다. 다만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을 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지혜롭게 보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진정한 지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이 좋은 평판을 듣는 것은 대가 없이 먼저 베풀기 때문이다. 먼저 베풀면 두 가지의 이점이 있다. 하나는 상대에게 긴요할 때 베풀어줌으로써 관대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먼저 베풀면 호의가 되는 반면 나중에 베풀면 갚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지하지 못해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높은 자리에 있으나 가족이 원하는 부드러움이 부족한 사람도 있다. 추진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중함이 부족한 사람도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의 부족한 점에 주의를 기울여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시킨다.
착한 사람이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재능도 인정을 받을 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지혜는 다르다. 지혜는 영원하다. 만일 지혜가 한 시대를 지배하지 못했다면, 그 지혜는 그 다음 시대를 지배할 것이다. 우리는 재능을 쌓기보다 지혜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칭찬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호기심은 욕망을 자극한다. 하지만 물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고객은 속았다면 칭찬한 사람과 물건을 싸잡아 비난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과장했다가 신뢰를 잃기보다는 적당히 설명하고 실패하는 쪽을 택한다.
큰 성과를 이루었다면 그것을 뽐내지 말고, 허풍을 떨지도 말라. 성과를 얻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고, 공이나 칭찬은 다름 사람에게 넘겨라. 다만 공을 넘겨주되, 팔지는 마라.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을 찬양하는 글을 쓰도록 하지 말라. 이 역시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 영웅처럼 보이려 노력하지 말고, 영웅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
타고난 매력도 노력이 더해질 때 빛을 발한다. 일시적인 인기가 아니라, 인간적 호감과 존경을 얻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자기 내면에서 매력을 찾아내어 갈고닦을 줄 알아야 한다.
평소에는 관대한 사람이라도 격정에 휘둘릴 때가 있다. 격정에 사로잡히면 이성과 판단력이 흐려지고 함부로 내뱉은 말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명성이 위태로워진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철저하게 다스림으로써 상황에 따라 변했다는 말을 듣지 않는다.
필요한 것들을 두 배로 준비해두어라. 더 나은 것을 찾을 수 없더라도 단 하나에만 의지하지는 마라. 특히 도움을 받거나 호의를 얻는 데 필요한 수단은 반드시 두 가지씩 준비해야 한다. 사람의 의지는 약하고 변덕스러워서 항상 여분은 비축해둘 필요가 있다. 신이 우리 몸에서 중요한 부분을 두 개씩 만들어 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행운을 꿈꾸지 않는 이가 없는 것처럼 자신이 못나기만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없다. 잘난 구석이 별로 없는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관대하며 스스로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바라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예상해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현명한 사람들이 배척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아하는 고집스러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세상의 규칙을 우습게 여겨 따르지 않고 자기 멋대로 온갖 기행을 일삼으며, 그 때문에 결국에는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다.
화가 치밀어도 의연함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불평을 쏟아내면 상대는 모욕감을 느끼고, 그것을 되돌려줄 구실을 찾게 된다. 불평하기보다는 오히려 호의를 자랑함으로써 비슷한 호의를 받아내는 것이 현명하다.
흔히 20대에는 의지가, 30대에는 지성이, 40대에는 판단력이 사람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스라소니의 눈동자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이성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이성적인 사람들은 상황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올바른 것을 알아보며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이 삶을 세련되고 풍요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