征婦怨정부원
한용운
妾本無愁郎有愁첩본무수낭유수
年年無日不三秋연년무일불삼추
紅顔憔悴亦何傷홍안초췌역하상
只恐阿郞又白頭지공아랑우백두
昨夜江南採連去작야강남채련거
淚水一夜添江流누수일야첨강류
雲乎無雁水無魚운호무안수무어
雲水水雲共不看운수수운공불간
心如落花謝春風심여낙화사춘풍
夢隨飛月渡玉關몽수비월도옥관
雙手殷懃敬天祝쌍수은근경천축
郎與春色一馬還낭여춘색일마환
阿郞不到春已暮아랑부도춘이모
風雨無數打花林풍우무수타화림
妾愁不必問多少첩수불필문다소
春江夜湖不言深춘강야호불언심
一層有心一層愁일층유심일층수
賣花賣月學無心매화매월학무심
첩은 본래 시름 없고, 랑군은 수심 있기에
해마다 하루가 삼년 같지 않은 날 없었다.
혈색좋은 얼굴 여위어도 무엇이 마음 상하랴만
다만 낭군께서 흰머리 되어 감이 두렵기만 하오.
지난밤엔 강남으로 연꽃 캐러 갔다가
밤새 흘린 눈물을 흐르는 강물에 보태 놓았소.
구름에는 기러기 없고 물엔 고기도 없으니
구름과 물, 물과 구름을 다 바라보지도 않소.
마음은 지는 꽃이 봄바람을 여의고 가듯 하고
꿈은 달을 따라 날아 옥문관을 건너네.
두 손 모아 은근히 하늘 받들어 축원함은
낭군이 봄빛과 함께 말 타고 오기 바람이리.
낭군은 오지 않고 봄은 이미 저물었으니
비바람 셀 수 없이 꽃 숲을 휘저어 놓네.
첩의 시름 얼마나 되나 물을 필요 없으니
봄의 강물 밤 호수도 깊단 말 못하오.
마음 한 층 깊을수록 시름도 한 층 높으니
꽃도 팔고 달도 팔아 무심을 배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