釋王寺逢映湖乳雲兩和尙作 二首
석왕사봉영호유운양화상작 이수
한용운
其一기일
半歲蒼黃勢欲分반세창황세욕분
憐吾無用集如雲연오무용집여운
一宵燈火喜相見일소등화희상견
千古興亡不願聞천고흥망불원문
夜樓禪盡收人氣야루선진수인기
異域詩來送雁群이역시래송안군
疎慵惟識昇平好소용유식승평호
禮拜金仙祝聖君예배금선축성군
어수선한 반년이었네 나라는 날로 기우는데
손 하나 못 쓰는 우리가 모였으니 공연한 짓이야.
하룻밤 등불 밑에 만나 반갑고
천고의 흥망이야 듣길 원치 않았지.
좌선을 끝내고 나니 인기척 없고
기러기떼만 이역에서 시심을 가져오네.
게으른 몸 태평성세 좋음은 알아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성군의 복을 비네.
其二기이
知己世爲天下功지기세위천하공
片言直至肝膽中편언직지간담중
漫說英雄消永夜만설영웅소영야
更論文句到淸風갱론문구도청풍
征雁楓橋如夢遠정안풍교여몽원
孤燈水屋感詩紅고등수옥감시홍
幸敎烟月時時好행교연월시시호
談笑同歸白髮翁담소동귀백발옹
세상에서 귀한 것 지기이거니
한 마디 말도 간담을 이리 울리네.
영웅들 이야기로 긴 밤 새우고
문장을 논하노라니 맑은 바람 일었지.
기러기떼 꿈처럼 아득히 사라지고
외로운 등잔불 물가 방에 서고 붉은 시심 일었다.
풍경만 언제나 이리 좋다면
담소하며 우리 함께 늙음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