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였던 면접 이후에,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사옥 전체에 직접 가설했던 유선, 무선마에 대한 고도화 및 최적화 작업 중에

부대에서 전화가 왔다.

핵심은,
내가 지원했던 군사경찰 군수부사관 대신 다른 보직으로 정해도 괜찮겠나는.
속으로 기뻤다.
일단 나를 선발할 의지는 있구나. 라는 나만의 확신이 마음에 스며들었다.
나는 어떤 보직이든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통화는 끝났고, 나는 살짝 기대하는 마음으로 또 며칠을 지내고 있었다.

문자가 또 왔다. 선발결과가 공지되었다는.
그냥 문자로 합격 여부를 알려주지, 선발결과가 공지되었다는 멘트를 보고는 살짝 불안한 감이 있었지만,
궁금한 마음이 더 커서 바로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결과를 확인했다.

50명을 뽑는 선발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합격이다.
이렇게 좋을수가, 그냥 게속 웃음만 나왔다.

마음을 정하고 회사에 퇴사의견을 밝혔다.
처음에는
군에 무슨 그런 제도가 있느냐, 거짓말하지 마라, 우리가 싫다면 그냥 싫다고 해라, 등 다양한 반응을 받게 되었지만
육군 준위를 아버님으로 둔 인사총무팀 대리와,
육군에 인맥이 많다는(겨우 내 또래가 인맥이 있어봤자 대위/소령일 텐데 너무 당당하게 나를 확인하려는 듯이 말해서 가소로웠음) 해외영업본부장이 직접 확인한 후에야

내 사정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증명을 받게 되었다.

사실 이 회사로 옮기면서 100% 정당하다고 자실할 수 없는 방법으로 입사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했고, 07시부터 23시까지, 그리고 주7일을 일하게 되어도
불평 한마디 안하고 스스로 버티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사실, 퇴사까지는 생각이 없었는데
내 합격하실을 어둠의 방법으로 확인했다는 회사 임원의 말에 퇴사로 마음을 굳혔었다.
이 때를 화상하면
지금도 내 군생활, 내 계급장 전부가 부정당하는 당황스러움만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나의 최종 결정은 퇴사.
하지만 회사의 최종결정은 휴직.
1년이 끝나면 복귀하라고 하지만, 서로가 어렴풋이 느꼈을 것이다.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이렇게 나의 회사생활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장기비상근예비군 창설기수 인원으로의 생활이 시작된다.

 

 

About Author

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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