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눌(知訥, 1158~1210)
원숭이처럼 참선 흉내만 내고 화두를 던지고 죽장자를 함부로 휘두르는 당시 선불교의 폐단을 제거하기 위해서 선불교도 지적인 이해를 전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고려의 불교 이론가.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주장한 종밀의 정신을 계승했던 그는 마침내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슬로건을 제창하게 된다. 여기서 돈오는 궁극적인 깨달임이 아니라 인간의 실존과 자유에 대한 지적인 이해를 의미한다. 이런 지적인 이해를 기초로 점진적으로 수행하자는 것이 바로 지눌의 돈오점수 이론이다. 저서로는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 『보조법어』(普照法語) 등이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