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朱熹, 1130~1200)
서양철학사의 ‘저수지’가 칸트였던 것과 유사하게 뮤학, 불교, 그리고 도가 철학의 사유 경향이 합류하는 동양철학의 저수지에 해당하는 중국 남송 시대 최고의 철학자. 하늘의 달이 천 개의 강에 달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이미지를 지닌 이일분수(理一分殊)는 그의 형이상학적 체계의 핵심이었다. 이를 통해 그는 외적인 격물치지(格物致知) 공부나 내적인 함양(涵養) 공부가 모두 상이해 보이지만 동일한 달그림자에 대한 공부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물론 두 가지 공부의 최종 목적은 하늘에 떠 있는 하나의 달과 같은 태극(太極)에 대한 직관에 있었다. 그의 저서로는 『주희집』(朱熹集),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이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