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대장이 떠나자마자, 여단장님도 떠나시게 되었다.
이분이 2대인 이유는
장기비상근예비군 시험운용이 되기까지 노력하신
초대 여단장님이 계셨지만,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은 채 한달여.
우리와 가까워지기도 전에 떠나시게 되었다.
여단장님 이취임식 전날, 집에 가져다두었던 베레모를 챙겼다.
TPO는 맟주고 싶었다.
이취임식이 시작되고
이임사가 시작될 때 놀랐다.
“현역 간부와 용사, 군무원, 비상근예비군 여러분”
마지막 가시는 길에 우리를 직접 언급해주실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여단장님과 추억들이 지나쳤다.
2대 여단장님과 첫 추억.
인수인계받으시던 시절 훈련장에서 였다.
“이상사는 어디 부대 출신인가?”
“예. 26기보사 출신입니다.”
“음. 빡센부대 나왔군 그래.”
이때까지 다른 간부들이 26사에 대해 잘 몰라했는데
여단장님 한 마디에 나는 빡센부대 출신이 되었다.
두번째 추억.
어쩌다 보니 주간전투체력 단련 때 육상 트랙을 같이 달리게 되었는데
끝나고 막사로 내려오며 내가 질문했다.
“장기비상근예비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몇일 후 장기비상근에비군은 여단장님과의 간담회를 경험하게 되었다.
세번째 추억.
야간전술행군이었다.
행군 중 휴식시간.
여단장님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껌도 드릴 겸 옆에 가서 앉았다.
껌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행군에 대한 노하우 이야기도 나누었었다.
네번째 추억.
점심시간, 여단장님과 함께 하던 족구타임.
헤딩을 하려던 찰나 햇빛에 눈이 부셔졌다.
아차 하는 순간
벼락같던 안면헤딩.
얼굴도 아프고 눈도 아파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함성소리가 들려오며
누군가 내 어깨를 잡고 한 마디 했다.
“점수가 났어요~!”
기타 등등 이후 마지막 추억.
대포방열
보통은 여단지휘기간 동안 2번의 기회를 맞는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건지 한번의 기회가 더 왔다.
열심히 준비했고 만점을 받았다.
양손을 불끈 쥐며 기뻐하시며 함께 화이팅을 외치자 제안하신 여단장님.
교육을 담당했던 나로서도
‘아름다운 유종의 미’에 일조할 수 있어서 기뻤다.
이취임식이 끝나고,
마지막 악수.
마지막 덕담과 미소.
눈물을 흘리며 떠나시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한 남자의 군생활 피날레에 내가 함께하고 있어,
‘영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