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비상근예비군 복무,
사회로 치면 1년 미만 계약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내년에도 복무하고 싶다고 지원할 시
나의 지난 1년 간의 근무 평정을 기반으로
내년에도 복무시켜도 되는지 평가받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기비상근예비군 선발 시즌이 돌아왔다.
더불어 나의 멘탈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흔들림의 정도는 매년 더 심각해지기만 했지, 완화된 적은 없었던 것이다.
지금 나의 보직은 전포사격통제부사관, 야전포병 주특기 인원이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보병, 나의 현역시절의 군생활이
지금의 군생활과 아예 연관이 없는 별개의 그것이어서
나는 내년에도 선발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제도 앞에 한없이 미약한 한 예비군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시즌이었다.
심지어 올해 공고문에는
포병 부사관 보직 지원 주특기에 보병은 아예 빠져있었다.
그리고 나의 포병 부특기는
비상근 선발에서는 전혀 힘이 되지 않았다. 지원서에 나는 보병이었다.
거기에다가
드디어 제도가 시작한 지 4년 만에 보병 상사 보직이 사단에 신설되었다.
고민이 더더욱 심해졌다.
그래서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서
나의 최고 지휘관에게 고민상담을 했는데
“고민되면 편제대로 가야지”라고 바로 말씀하셔서 놀랬다.
어,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비적소라면 어쩔 수 없는 거였구나. 라는 생각만이 나를 짖눌렀다.
몇 번의 신청을 고쳐쓰면서도
나조차도 알 수 없을 만큼 수 없이 흔들리는 모습에 나조차도 싫어지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포병이 TO보다 많게 지원했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풍문까지 들었으니, 내 속은 어떻겠으랴.
또한
기존 근무자는 그대로 지원할 수 있다고 걱정말라고 하지만,
비적소 기존 복무자가 적소 신규 지원자로 교체된 경우가 있었지 않았던가.
결국 이번 지원에는
지금의 보직은 3지망으로,
결코 될 리 없는 보직을 2지망으로,
나의 적소 보직을 1지망으로 최종 신청했다.
마감이 되었고, 기다리는 한 달 동안은 정말
내 스스로가 지금 생각하기에도
최악의 포텐셜이었다, 스스로도 업무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하면서 훈련에 참가했다.
선발일.
나는 부대를 옮기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부대에서는 ‘사고가 발생했다’라는 표현을 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3년 동안 복무했던 부대를 떠나 다른 곳으로
전출을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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