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비

이상화

파란 비가 ‘초-ㄱ 초-ㄱ’ 명주 찢는 소리를 하고
오늘 낮부터 아직도 온다.
비를 부르는 개구리 소리 어쩐지 을씨년스러워
구슬픈 마음이 가슴에 밴다.

나는 마음을 다 쏟던 비누질에서 머리를 한 번 쳐들고는
아득한 생각으로 빗소리를 듣는다.
‘초-ㄱ 초-ㄱ’ 내 울음같이 훌쩍이는 빗소리야
내 눈에도 이슬비가 속눈썹에 드는구나.
날 맞도록 오기도 하는 파란 비라고 서러움이 아니다.
나는 이 봄이 되자 어머니와 오빠 말고
낯선 이가 그리워졌다.
그러기에 나의 설움은 파란 비가 오고부터
남부끄러 말은 못하고 가슴 깊이 뿌리가 박혔다.
매정스런 파란 비는 내가 지금 이와 같이 구슬픈지는
꿈에도 모르고 ‘초-ㄱ 초-ㄱ’ 나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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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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