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이상화
나는 살련다 나는 살련다
바른 맘으로 살지 못하면 미쳐서도 살고 말련다.
남의 입에서 세상의 입에서
사람 영혼의 목숨까지 끊으려는
비웃음의 쌀이
내 송장의 불쌍스런 그 꼴 위로
소낙비같이 내려 쏟을지라도
짓퍼부울지라도
나는 살련다 내 뜻대로 살련다.
그래도 살 수 없다면
나는 제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벙어리의 붉은 움음 속에서라도
살고는 말련다.
원한이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장마진 냇물의 여울 속에 빠져 나는 살련다.
게서 팔과 다리를 허둥거리고
부끄럼 없이 몸살을 쳐보다
죽으면– 죽으면– 죽어서라도 살고는 말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