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이상화

펄떡이는 내 신령이 몸부림치며
어제 오늘 몇 번이나 발버둥질하다
쉬지 않는 타임은 내 울음 뒤로
흐르도다 흐르도다 날 죽이려 흐르도다.

별빛이 달음질하는 그 사이로
나뭇가지 끝을 바람이 무찌를 때
귀뚜라미 왜 우는가 말없는 하늘을 보고?
이렇게도 세상은 야밤에 있어라.

지난해 지난날은 그 꿈 속에서
나도 몰래 그렇게 지나왔도다
땅은 내가 디딘 땅은 몇 번 궁굴려
아 이런 눈물 골짝에 날 던졌도다.

나는 몰랐노라 안일한 세상이 자족에 있음을
나는 몰랐노라 행복된 목숨이 굴종에 있음을
그러나 새 길을 찾고 그 길을 가다가
거리에서도 죽으려는 내 신령은 너무도 외로워라.

자족 굴종에서 내 길을 찾기보담
남의 목숨에서 내 사리를 얽매기보담
오 차라리 죽음 ─ 죽음이 내 길이노라
다른 나라 새 사리로 들어갈 그 죽음이!

그러나 이 길을 밟기까지는
아 그날 그때가 가장 괴롭도다
아직도 남은 애닯음이 있으려니
그를 생각는 그때가 쓰리고 아프다.

가서는 오지 못할 이 목숨으로
언제든지 헛웃음 속에만 살려거든
검아 나의 신령을 돌멩이로 만들어다고
개천 바닥에 썩고 있는 돌멩이로 만들어다고.

 

 

About Author

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