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학(水理學, hydrography)
고대 중국의 제왕들은 자신의 능력을 치수(治水) 산업으로 증명해야만 한다. 치수는 기본적으로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 물길을 정비하고 연결시키는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하천의 흐름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을 다룬 과거의 학문 전통을 수리학이라고 불렀다. 흥미로운 것은 동양의학은 인간의 몸을 기(氣)가 흐르는 일종의 대지로 이해했다는 점이다. 막힌 것을 뚫지 않으면 기는 원활하게 흐를 수 없고 질병이 발생한다는 수리학적 상상력이 동양의학의 내적 논리였던 것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