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Sound)

플라톤 이래 서양철학은 청각보다는 시각에 특권적인 위상을 부여한다. 플라톤의 에이도스(ēidos)가 ‘보다’라는 뜻을 가진 ‘이데인'(idein)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은 이 점을 잘 보여 준다고 하겠다. 반면 동양 사유는 청각적 이미지를 강하게 띠고 있다. 『중용』에 등장하는 “하늘의 명령을 본성이라고 한다”[天命之謂性]이라는 구절을 보면, 인간의 본성을 ‘하늘의 명령’, ‘하늘이 내는 소리’라고 이해했던 동양인들의 속내가 확인된다. 후에 들뢰즈가 우리 내면을 뒤흔드는 청각의 힘에 대해 숙고했던 것도 기억해 둘 만한 일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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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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