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恕)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己所不慾, 勿施於人]라는 문장으로 구체화 될 수 있는 공자의 정언명령이다. 공자의 가장 위대함은 그가 자신[己]과 함께 남[人], 즉 타자를 발견했다는 데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욕망, 혹은 자신의 규범에 입각하여 타자와 관계하자는 그의 입장은 타자에 대한 폭력을 낳을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장자가 서(恕)의 원리를 유아론적인 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