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6일. 역사적인 첫 출근 이었다.
개인적으로는 1년에 15일, 개인적으로는 훈련을 받는 입장이었던 예비군에서 조금 더 명확한 임무와 더불어 같이 일과를 하는 동료의 입장으로 다시 군에 들어온 시작일이었고, 군의 입장에서는 더이상의 병력부족사태를 좌시할 수 없어 예비전력을 활성, 고도화 시켜야겠다는 의지의 시현일 일 것이다.
위병소 주차장에서, 나의 첫 동료들과 지휘관을 만났다. 함께 위병소를 지나, 사무실로 들어섰다.
사무실에는 포병대 현역과 예비역, 그리고 군지대대 예비군 까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 여단에 배치된 인원은 8명이었는데, 2명이 시작 전에 포기의사를 밝혀 우리는 6명으로 시작하였다. 그 중에서도 나와 같은 포병대에 배치된 사람은 나까지 총 3명. 앞으로 이들과 1년을 같이 지내야 한다 생각하니 기대가 되었다.
잠깐의 통성명을 거치고 사단 집체교육을 받으러 가기 전, 포반장에게 포병대의 편제에 대해 알려달라고 물었다. 나는 군생활의 시작을 전차대대에서 하고 마지막을 기보대대에 정리해 포병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편제에 대한 간단설명을 듣고, 여단장님과 간담회까지 하고 5일간의 본격적인 사단 집체교육이 시작되었다. 다 모여보니, 50명 선발 인원 중 7명이 포기하여 우리는 43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사단의 소개를 받고, 사단장님, 동원전력사령부의 담당자 및 책임자, 군법담당자, 성군기관련 교육 등 기본교육을 받았다.
이 교육의 핵심은, 앞으로 훈련소집되면서 작성해야 하는 업무계획서 및 일지의 작성방법인 듯 했다. 일일업무일지, 주간업무일지, 월간업무계획서 등. 처음 시작하는 제도이니 만큼 다양한 지표로 평가해보리라는 것을 짐작하는 나이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쓴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일일/주간/월간 업무 계획서 및 결과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예비군 복무 시작하자마자 큰 난관에 부딪혔다. 야간전술행군 30km. 심지어 중간에 오르막 내리막 계단이 200m정도 있는 난코스. 다른 동료들은 걱정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내 체력과 체중을 알기에 걱정이 너무 되었다. 운동을 안한지도 10년이나 되었기에 더 걱정이 되었다.
걱정을 한아름 안고 시작한 야간행군. 생각보다 내 체력은 엄청나게 빨리 떨어졌고, 중간 지점을 가기 전에 군장을 내려놓고, 중간지점까지 가는 마지막 계단 구간에서 결국 고관절이 KO 하며 퍼지고 말았다.다른 동료들은 괜찮다고 했지만 시실, 엄청 창피했다. 다들 편하게 걸어오는데, 나 혼자 죽을 듯 살듯 하면서 걷다가 결국 구급차를 타고 복귀했다.
먼저 들어와서 회복하고 나서(회복이래봤자 뭉친 고관절 근육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덧 다들 복귀를 하고 있었다. 차마 창피해서 복귀하는 연병장에 나갈 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때였을 것이다. 진짜 열심히 해야 겠다. 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