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했던 첫인상은 가슴에 담아두고,
조금씩 적응해가려고 노력하려고 적응 하려는 때에

저격수 자격교육 일정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
예비군이 교육을 받을 수 있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도 왔다.
그런데 답변을 들을 나는 머릿속에 물음표만 떠올랐다.

답변은 이랬다.
입소평가를 합격한다면 교육은 시켜줄 수 있다.
다만 식사나 취침 여건은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4주 동안 퇴근은 할 수 없다.

뭐지? 이게 맞는 말인가?
앞뒤가 맞지가 않는데? 나한테까지 오는 동안 답변이 왜곡되었나?
그냥 교육해주기 싫은건가?

자격 교육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음을 직감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니 하나한 차분히 해결해 보자… 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뿐이었다.

이러던 중,

혹한기 훈련이 다가왔다.
그 첫번째 단계로서, 상비예비군(단기) 소집훈련을 진행했다.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소수였다.

여단의 1개 대대만 해도 열 명이 넘는 인원들이 편성되는데
여기는 소수였다.
심지어 전원이 소집에 응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 분들은 나보다 오래 이 부대에서 비상근 복무를 하셨던 분들이라
마음 든든했다.
하지만, 혹한기 훈련에는 참여하실 없다고 했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평일 훈련 참여가 어렵다고 했다. 아쉬웠다.
좀 더 친해지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괜찮다. 또 만나면 되니깐.

이렇게 단기 상비예비군 훈련이 끝나고,

혹한기 훈련이 시작되었다.

작년까지는 전면전 부대에서 포병대대급 부대(예비군 다 모였을때)를 이끌고(묘사하며) 했던 훈련이었다.
올해부터는 특수작전부대에서 보병 팀 단위 훈련을 수행하게 되었다.
주변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기대가 많았다.

훈련을 수행하면서, 최대의 이슈를 마주했다.
맞다, 체력이슈다.

무명 206고지를 모르는데, 결국 뒤로 퍼져버렸다.
허허허…

그동안 살 뺀다, 살 뺀다 했지만 살 빼는데에 그리 열심이지 않았던 것은
2톤이 넘는 견인포를 움직일 때 필요한 순간적인 힘을 위한 것이었다.

힘은 체격에서 나온다. 그래서 체급을 나누는 것이고,
힘과 속도는 보통의 인간은 정비례할 수 없다.

이건 어린이, 청소년, 청년 시절을 모두 쏟아부었던 전통격투기에서
배웠던 진리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대항군 편성해서 나갈 때 같이 가고 싶었지만
내 체력의 한계를 느꼈기에 지원할 수 없었다.

이번 혹한기 훈련의 내용을 나열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소회는 명확했다.

멀리 돌아왔지만, 보병으로 돌아왔다.
폭발적인 힘 보다는 오래가는 힘이 필요하고
전장에서 오래 버티려면 
나는 많이 가벼워지고, 강해져야 한다.
또한 새로운 주특기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변화하는 나를 같이 기대하려 한다.

 

 

About Author

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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