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적 차이(asymmetrical difference)
진정한 차이는 일체의 동일성이 상정되지 않았을 때 발견된다는 점에서 비대칭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대칭적인 차이는 암암리에 어떤 동일성을 전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라는 개념을 보자. 두 개념이 드러내는 차이는 개념적 차이에 불과하고, 이미 인간이란 동일성이 전제되어 있다. 심지어 남자라는 개념 안에 ‘여자가 아님’이라는 내포가, 혹은 여자라는 개념 안에 ‘남자가 아님’이라는 내포가 깔려 있기까지 하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