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法藏, 643~712)
당(唐) 제국의 통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화엄종(華嚴宗)을 실제로 열었던 불교철학자. 제국 이데올로기는 종교적 개인주의나 내면주의를 취하는 것이 관례라고 할 수 있다. 개인주의는 지역주의, 민족주의 등 제국의 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공동체주의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당 제국이 화엄종을 필두로 한 불교를 이데올로기로 채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물론 종교적 개인주의로 확보된 개인들은 제국의 질서로 다기 묶이는 원자들로 기능하게 된다. 법장이 “전체가 개체이고, 개체가 전체”라고 역설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그의 저서로는 『화엄금사자장』(華嚴金獅子章), 『화엄탐현기』(華嚴探玄記) 등이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