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예비전력 혁신을 위한 상근예비군 제도에 대한 고찰
I. 서론
지난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동유럽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봄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보다는 장기화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대체로 ‘소모전, 확전 장기전, 중립화’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전망된다. 전쟁수행 과정에서 지도자의 리더십으로부터 전략·전술, 무기체계, 예비전력 운용, 작전지속 능력 등 많은 문제점이 속출하였다. 이와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동원예비군 소집뿐만 아니라 전투현장에 배치되어 실전에서 전투력을 발휘하는데 많은 제한 사항을 겪고 있다(양승봉, 2022).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lobal Firepower, GFP)에 따르면, 전쟁 초기 ‘다윗과 골리앗’ 수준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사력은 2위 대 22위이었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하여 지난 100년간 발생했던 대다수 전쟁양상의 종합판으로 분석된다.
전쟁 주체의 확장 |
– 미국, 나토 등 서방국가의 무기 제공 – 국제 해커조직의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 – 개인, 단체, 구글 등 의용군 지원 |
전쟁 영역의 확대 |
– 사이버, 우주, 드론, 심리·인지 영역으로 확대 – 위성으로 전쟁 상황 실시간 제공 |
전쟁 수단의 다양 |
– 다양한 무기체계(재래식+비대칭) 복합전, 하이브리드전, 심리전, 여론전 – SNS 활용해서 전쟁 명분, 사기, 전쟁 의지 조성 |
<표 1>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양상과 특징
*출처 : 김세하, 배일수, 윤지원(2022). 자료를 활용해서 필자 작성
전쟁 주체의 확장, 전장 영역의 확대, 전쟁 수단의 다양화 등〈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새로운 양상과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유승근, 2022). 특히, 예비군은 유사시 동원되어 현역 군부대의 확장이나 지역방위 등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부대 또는 개인을 뜻한다. 예비군의 주요 임무는 병력동원 대비, 지역방위, 재난관리 지원 등으로 경제적 군 운용을 보장하고 전쟁 억제력의 일부와 국가 총력방위의 수행 보장으로 포괄안보에 기여한다(대한민국 육군 2021). 이런 점에서 예비전력은 동원체제가 갖춰져 있지 않거나 준비가 되지 않으면 즉응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발발과 동시에 총동원령을 발령하여 초기에 약 3만 6천여 명이 동원되었다(우크라이나 국가 안전보장회의는 회의에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를 제외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예비군 3만 6천명을 동원하였다.(Pax Eurasia 2022.2.23).). 러시아도 마찬가지 전쟁 초기에는
100∼120여 개 대대 전투단으로 구성된 현역을 우선 투입하고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보충해야 할 병력을 예비군 동원보다는 법적으로 금지된 현역 보충병을 투입하거나 외국 용병을 투입하였다.
또한,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은 36만명을 소집했다. 이는 이스라엘 인구(약 920만명) 약 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홍수진, 2023) 이스라엘 군의 강점은 어느 때든 즉각 실전 투입이 가능한 정예 예비군이 있다는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비전력 정예화는 오래전부터 추진해 온 국방정책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에도 예비전력 정예화가 포함되어 있으며, 장기 계획 문서인 국방비전 2050에도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국방정책 추진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강한태, 2022). 윤석열 정부의 ‘국방혁신 4.0’에도 미래 국방환경을 고려하여 예비
전력의 정예화를 위한 국방정책이 포함되었다. 그렇다면, 예비전력 정예화는 무엇을 의미하고 달성해야 할 최종 상태는 어떤 모습일까? 양적인 증가나 유지가 목표인지 아니면 질적인 문제인지 모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 인구절벽과 고령화 시대, 4차 산업혁명과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 국가안보와 민생의 조화를 고려할 때 예비전력 정예화는 양적인 문제가 아니라 질적인 문제라는 것은 명확해졌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예비전력 운용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시사점과 교훈을 도출하여 예비전력 정예화 내용을 보완하고, 미국 등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발전적인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 사례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예비군제도를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군사 선진국가도 예비군 전력을 정예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특히 미국, 독일 등 국가의 노력은 전시 동원령이 선포되어 동원예비군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현역들과 사전 상근하는 예비군 전문가를 많이 양성하여 전투준비를 신속하게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있다. 미래의 국방환경 변화와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 인구절벽과 고령화 등을 고려 시 총동원령 선포와 동시에 즉응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예비전력 정예화 개념을 재설정하고 정예화를 위한 발전적인 방안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예비전력과 국방혁신과 연계하여 한국의 예비전력 정예화를 연구하고 주장한 문헌 및 사례 등 주요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예비전력이 실제 전장에 투입되었을 때 전투력 발휘에 비효율적인 제반사항들이 예상되고 있어 한반도 미래전 양상을 고려한 예비전력 운용방안을 제안하였다. 또 현재 제도상 문제점으로는 과학화 장비와 무기 발달을 대비해야 하는 미래전 양상을 고려하지 못하여 기존의 제도를 부담하기에 제한적인 요소가 많고, 동원단계, 평시 예비군 관리 및 훈련상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래전 양상을 고려해 볼 때, 상비전력과 유사한 임무보다는 후방작전의 일환으로 운용되어야 하며 국가동원단계의 법적, 제도적 정비를 추진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효율적인 병력동원을 위해 집행과 수송체계 확립, 평시예비군 관리 및 훈련체제 내실화를 언급하였다(김태선, 2011).
역대 정부의 예비전력 정책변화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박정희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예비전력 정책 변동 주요사항을 살펴보고 정책변동요인을 분석하였다. 법률 제ㆍ개정 및 폐지, 경제적 환경의 급변, 정책수혜자의 가치관 변화, 최고정책관리자의 교체, 기술변화, 대외적 사건, 정책 오차, 정책집행 조직의 약점 등으로 고찰하였다(김성규,
2013). 예비군 정예화를 위해 예비군 핵심인 간부예비군의 교육훈련 실태를 분석하고 ‘국방개혁 2030’ 추진과 연계하여 예비군 교육훈련 발전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교육훈련 기간이 증가되어야 하며, 교육훈련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 현재 2박 3일의 예비군 훈련기간을 4박 5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효과적인 교육측면에 따라 on-off line의 통합훈련체계를 구축할 것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적용하여 군 원격교육 콘텐츠의 흥미요소 도입 등을 제시하였다(유현기, 2018).
국토환경, 징병제, 전원 예비군 편성 등 한국과 유사성을 가진 싱가포르의 예비군 제도를 분석하여 예비전력 정예화 추진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019년 5월 싱가포르의 병무청, 예비군훈련장, 전투근무지원사령부, 난양공대 등 군 관련 기관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예비전력 발전방안으로 예비군 임무와 역할 확대, 최적의 동원시설 구축, 정예 예비군 확보 및 육성, 훈련방법 개선 및 과학화훈련장 구축, 예비군의 인식개선 및 예산 확대, 예비군 보상 및 복지 등을 제시하였다(구원근·박현호, 2019).
남북통일 이후 통일한국 안보상황에 부합하는 예비전력 운영을 위한 적정 예비군 규모와 새로운 예비군 운영제도를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각 군의 운용개념, 총 병력수, 예비군 비율을 살펴보고 육·해·공군별 예비군 임무와 기능을 고려하여 전력규모, 운영방안을 제안하였다. 통일한국군은 상비군 총 38만 명, 예비군 108만 명 등 총 146만 명이 적절하며, 상비군과 예비군 비율은 1대 2.8로 분석하였다. 육군은 상비군 25만 명, 예비군 84만 명 등 총 109만 명, 해군은 상비군 7만 명, 예비군 12만 명 등 총 19만 명, 공군은 상비군 6.2만 명, 예비군 12만 명 등 총 18.2만 명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통일한국의 예비군 제도는 예비전력 건설기조를 정립하고, 예비전력 정예화 여건 조성, 예비군 지휘관리체계와 동원집행체계 구축, 예비군 조직편성 및 복무체계 정립 등을 제시하였다(정진섭, 2019).
국방개혁 2020 이후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핵심 추진분야인 예비군훈련대 설치 및 운용과 과학화 예비군훈련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한 후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동원훈련은 적정규모의 훈련 인원 편성과 과학화 장비 가동해야하며, 예비군 훈련대에 과학화 훈련체계를 상시 관리 할 수 있는 인원이 상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훈련 과목별 훈련방법과 시스템을 개선할 것과 예비군훈련 교관 운용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하였다.(강용구, 2020) 미래 육군의 예비전력 부대구조 개편 방안 연구를 통해 상비전력이 지속적인 개혁으로 강군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과 달리 예비전력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예비전력 부대 규모(수)의 최적화와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부대구조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는 개전 초기 필수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동원사단의 평시 부대구조 및 편성을 조정해야 한다는 유의미한 주장으로 간주된다.(강용구, 이환철, 2022)
선행연구들은 예비전력의 발전적 운영방안 연구에 기여하였으나 주로 예비전력 교육훈련, 해외 사례연구, 통일한국을 전제로 한 예비전력 운영방안 등을 다루고 있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과 달리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 변화를 고려하여 외국의 예비군 운영 사례를 토대로 우리 군의 예비전력 정예화 차원에서 발전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예비군제도의 태동은 다르지만, 미국의 예비군제도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여 정책적 발전 방안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특성상 주요 연구방법으로 한국 및 미국 정부의 공식문서, 학술 및 학위논문 등 문헌연구와 인터넷 자료, 미8군 예비군연락처와 현지 토의자료와 2022년 5월 16일부터 시범 운용 중인 장기 비상근 예비군제도의 ‘설문조사’ 분석내용 등 실증적인 비교방법을 활용할 것이다. 이하의 논문 구성은 다음과 같다. II장에서는 예비전력운용의 환경변화를 살펴보고, III장에서는 미국 등 주요 군사 선진국의 예비군 전력의 운용 및 발전 사례를 고찰해보고, IV장에서는 한국 예비전력 정예화 발전 방안에 대해 제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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