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식이는 그럴 적마다 데퉁스리 쏘앗다. 골김에 흙을 되는 대로 내꾼지고는 침을 탁 뱉고 구뎅이로 들어간다. 그러

나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끈 ─하엿다. 줄을 찾는다고 콩밭을 통이 뒤집어 놓앗다. 그리고 줄이 언제나 나올지 아즉 깜앟다. 논도 못 매고 물도 못 보고 벼가 어이 되엇는지 그것 좇아 모른다. 밤에는 잠이 안 와 멀뚱허니 애를 태웟다.

수재는 락담하는 기색도 없이 늘 하냥이엇다. 땅에 웅숭그리고 시적시적 노량으로 땅만 판다.

“줄이 꼭 나오겟나” 하고 목이 말라서 무르면

“이번에 안 나오거던 내 목을 비게.”

서슴지 않고 장담을 하고는 꿋꿋하엿다.

이걸 보면 영식이도 마음이 좀 뇌는 듯싶엇다. 전들 금이 없다면 무슨 멋으로 이 고생을 하랴. 반듯이 금은 나올 것이다. 그제서는 이왕 손해는 하릴없거니와 고만두리라든 절망이 스르르 사라지고 다시금 주먹이 쥐여지는 것이엇다.

 

캄캄하게 밤은 어두웟다. 어데선가 뭇 개가 요란이 짖어대인다.

남편은 진흙투성이를 하고 산에서 나려왓다. 풀이 죽어서 몸을 잘 가꾸지도 못하고 아랫묵에 축 느러진다.

이 꼴을 보니 안해는 맥시 다시 풀린다. 오늘도 또 글럿구나. 금이 터지며는 집을 한 채 사간다고 자랑을 하고 왓드니 이내 헛일이엇다. 인제 좌지가 나서 낯을 들고 나아갈 염의좇아 없어젓다.

남편에게 저녁을 갖다주고 딱하게 바라본다.

“인젠 꾸온 양식도 다 먹엇는데 ─”

“새벽에 산제를 좀 지낼 턴데 한 번만 더 꿰와.”

남의 말에는 대답 없고 유하게 흘개 늦은 소리뿐 그리고 들어누은 채 눈을
지긋이 감아버린다.

“죽거리두 없는데 산제는 무슨 ─”

“듣기 싫여 요망 맞은 년 같으니.”

이 호통에 안해는 고만 멈씰하엿다. 요즘 와서는 무턱대고 공연스리 골만 내는 남편이 역 딱하엿다. 환장을 하는지 밤잠도 아니 자고 소리만 뻑뻑 지르며 덤벼들랴고 든다. 심지어 어린것이 좀 울어도 이 자식 갖다 내꾼지라고 북새를 피는 것이다.

저녁을 아니 먹으므로 그냥 치워버렷다. 남편의 령을 거역키 어려워 양근댁안테로 또다시 안 갈 수 없다. 그간 양식은 줄것 꾸어다 먹고 갚도 못하엿는데 또 무슨 면목으로 입을 버릴지 난처한 노릇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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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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