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영식이는 귀담어 듣지 않엇다. 금점이란 칼 물고 뜀뛰기다. 잘되면 이어니와 못 되면 신세만 조판다. 이렇게 전일부터 드른 소리가 잇어서엇다.

그 담날도 와서 꾀송거리다 갓다.

세재 번에는 집으로 찾어왓는데 막걸리 한 병을 손에 떡 들고 영을 피운다. 몸이 달아서 또 온 것이엇다. 봉당에 걸타앉어서 저녁상을 물끄럼이 바라보드니 조당수는 몸을 훌틴다는 둥 일군은 든든이 먹어야 한다는 둥 남들은 논을 사느니 밭을 사느니 떠드는데 요렇게 지내다 그만둘 테냐는 둥 일쩌웁게 지절거린다.

“아즈머니 이것 좀 먹게 해주시게유.”

그리고 비로소 영식이 안해에게 술병을 내놓는다.

그들은 밥상을 끼고 앉어서 즐거웁게 술을 마섯다. 몇 잔이 들어가고 보니 영식이의 생각도 저윽이 돌아섯다. 따는 일 년 고생하고 끽 콩 몇 섬 얻어먹느니보다는 금을 캐는 것이 슬기로운 즛이다. 하로에 잘만 캔다면 한 해 줄것 공드린 그 수확보다 훨썩 이익이다. 올봄 보낼 제 비료값 품 빗해빗진 칠 원 까닭에 나날이 졸리는 이 판이다. 이렇게 지지하게 살고 말 빠에는 차라리 가루지나 세루지나 사내자식이 한번 해볼 것이다.

“낼부터 우리 파보세. 돈만 잇으면이야 그까진 콩은.”

수재가 안달스리 재우처 보채일 제 선뜻 응낙하엿다.

“그래보세. 빌어먹을 거 안 됨 고만이지.”

그러나 꽁무니에서 죽을 마시고 잇든 안해가 허구리를 쿡쿡 찔럿게 망정이지 그렇지 않엇드면 좀 주저할 번도 하엿다.

안해는 안해대로의 심이 빨랏다.

시체는 금점이 판을 잡앗다. 스뿔르게 농사만 짓고 잇다간 결국 빌엉뱅이 밖에는 더 못 된다. 얼마 안 잇으면 산이고 논이고 밭이고 할 것 없이 다금쟁이 손에 구멍이 뚤리고 뒤집히고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그때는 뭘 파먹고 사나. 자 보아라. 머슴들은 짜위나 한 듯이 일하다 말고 훅닥하면 금점으로들 내빼지 않는가. 일군이 없어서 올엔 농사을 질 수 없느니 마느니하고 동리에서는 떠들석하다. 그리고 번동 포농이좇아 호미를 내여던지고 강변으로 개울로 사금를 캐러 다라난다. 그러다 며칠 뒤에는 다비신에다 옥당목을 떨치고 히짜를 뽑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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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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