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풍찌는 바람에 애끝은 콩밭 하나만 결단을 냇다. 뿐만 아니라 모두가 낭패다. 세 벌 논도 못 맷다. 논둑의 풀은 성큼 자란 채 어즈러히 늘려저 잇다. 이 기미를 알고 지주는 대로하엿다. 내년부터는 농사질 생각 말라고 발을 굴럿다. 땅은 암만을 파도 지수가 없다. 이만해도 다섯 길은 훨썩 넘엇으리라. 좀 더 지펴야 옳을지 혹은 북으로 밀어야 옳을지 우두머니 망설걸인다. 금점 일에는 푸뚤이다. 입대껏 수재의 지휘를 받아 일을 하야왓고 앞으로도 역 그러해야 금을 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칙칙한 즛은 안 한다.

“이리 와 이것 좀 파게.”

그는 어쓴 위풍을 보이며 이렇게 분부하엿다. 그리고 저는 일어나 손을 털며 뒤로 물러슨다.

수재는 군말 없이 고분하엿다. 시키는 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 벽채로 군버력을 긁어 낸 다음 다시 파기 시작한다.

영식이는 치다 남어지 버력을 질머진다. 커단 걸때를 뒤툭어리며 사다리로 기어오른다. 굿문을 나와 버력덤이에 흙을 마악 내칠랴 할 제

“왜 또 파. 이것들이 미첫나그래 ─

산에서 나려오는 마름과 맞닥드렷다. 정신이 떠름하야 그대로 벙벙이 섯다. 오늘은 또 무슨 포악을 드를랴는가.

“말라닌깐 왜 또 파는 게야” 하고 영식이의 바지게 뒤를 지팽이로 콱 찌르드니 “갈아먹으라는 밭이지 흙 쓰고 들어가라는 거야. 이 미친것들아. 콩밭에서 웬 금이 나온다구 이 지랄들이야 그래” 하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밭을 버리면 간수 잘못한 자기 탓이다. 날마다 와서 그 북새를 피고 금하야도 담날 보면 또 여전히 파는 것이다.

“오늘로 이 구뎅이를 도로 묻어놔야지 낼로 당장 징역 갈 줄 알게.”

너머 감정에 격하야 말도 잘 안 나오고 떠듬떠듬 걸린다. 주먹은 곧 날아들 듯이 허구리깨서 불불 떤다.

“오늘만 좀 해보고 고만두겟서유.”

영식이는 낯이 붉어지며 가까스루 한마디 하엿다. 그리고 무턱대고 빌엇다.

마름은 드른 척도 안 하고 가버린다.

그 뒷모양을 영식이는 멀거니 배웅하엿다. 그러나 콩밭 낯을 드려다보니 무던히 애통 터진다. 멀정한 밭에가 구멍이 사면 풍 풍 뚫렷다.

예제없이 버력은 무데기무데기 쌓엿다. 마치 사태 만난 공동묘지와도 같이 귀살적고 되우 을씨냥스럽다. 그다지 잘 되엇든 콩포기는 거반 버력덤이에 다아 깔려버리고 군데군데 어쩌다 남은 놈들만이 고개를 나풀거린다. 그 꼴을 보는 것은 자식 죽는 걸 보는 게 낫지 차마 못 할 경상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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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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