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 는 콩 밭

김유정

땅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리끼하다.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거츠로 황토 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안 구뎅이.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고깽이는 뻔찔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히 나려쪼며

퍽 퍽 퍽 ─

이렇게 메떠러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골의 땀을 훌는다.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 흙 한 줌을 집어 코밑에 바짝 드려대고 손가락으로 삿삿이 뒤저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 그러나 불퉁버력이 아주 다 풀린 것도 아니엇다. 말똥버력이라야 금이 온다는데 왜 이리 안 나오는지.

고깽이를 다시 집어든다. 땅에 무릎을 꿇고 궁뎅이를 번쩍 든 채 식식어린다. 고깽이는 무작정 내려찍는다.

바닥에서 물이 스미어 무릎팍이 흔건히 젖엇다. 굿 엎은 천판에서 흙 방울은 나리며 목덜미로 굴러든다. 어떤 때에는 웃 벽의 한쪽이 떨어지며 등을 탕 때리고 부서진다.

그러나 그는 눈도 하나 깜ᄭᅡᆨ하지 않는다. 금을 캔다고 콩밭 하나를 다 잡첫다. 약이 올라서 죽을 둥 살 둥, 눈이 뒤집힌 이 판이다. 손바닥에 침을 탁 뺏고 고깽이 자루를 한번 고처 잡드니 쉴 줄 모른다.

등 뒤에서는 흙 긁는 소리가 드윽드윽 난다. 아즉도 버력을 다 못 친 모양. 이 자식이 일을 하나 시졸 하나. 남은 속이바적 타는데 웬 뱃심이 이리도 좋아.

영식이는 살기 띠인 시선으로 고개를 돌렷다. 암말 없이 수재를 노려본다.그제야 꿈을꿈을 바지게에 흙을 담고 등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간다.

굿이 풀리는지 벽이 우찔하엿다. 흙이 부서저 나린다. 전날이라면 이곳에서 안해 한번 못 하고 생죽엄이나 안 할가 털끝까지 쭈뻣할 게다. 그러나 인젠 그렇게 되고도 싶다. 수재란 놈하고 흙덤이에 묻히어 한껍에 죽는다면 그게 오히려 날 게다.

이렇게까지 몹씨몹씨 밋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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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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