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국방부는 건군(建軍)의 이념적 토대로 대한민국 헌법전문에 나타난 자유민주주의, 국제평화주의, 자주독립정신, 의병․독립군․광복군의 민족 항쟁정신, 그리고 반공정신을 근간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이범석 국방장관은 군이 나아갈 방향으로 국방군(國防軍)을 지향하며 진충보국(盡忠報國)과 애민정신(愛民精神)을 가질 것을 강조하였다.

건군이념은 국방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건군 지도지침으로서 정병양성(精兵養成)을 위한 사병제일주의(士兵第一主義)로 제시되었다. 사병제일주의란 사병 개개인의 자질을 조속히 향상시켜 국군 전체의 질적 수준을 평준화함으로써 선진 민주국가의 우수한 군대와 대등한 자질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반공민주주의의 군대로서 정신무장을 강화하기 위해 정훈국(政訓局)을 설치하였다.

이범석 국방장관은 국군을 육성하는데 있어서 “장교의 질은 일본육군사관학교 출신자를 우선으로 사병제일주의와 정신면에서 광복군의 독립투쟁정신을 계승하며, 강병 육성의 장래를 학병 출신의 장병에게 건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범석 장관은 군내부에 침투한 좌익세력의 발호로 여순 10․19사건이 터지자 숙군(肅軍)을 단행하면서 정신전력 강화에 노력하였다. 이는 1948년 12월 1일 여 · 순지구 전몰장병 합동위령제에서 전장병들에게 실천구호로 반포된 국군3대 선서문 이었다. 국군3대선서문은 죽음으로써 민족과 국가를 지키며, 우리의 상관과 전우를 죽인 공산당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였다. 국군3대선서는 1949년에 국군맹서(國軍盟誓)로 개칭되어 시행되었다. 1950년 2월 28일 대통령령 제282호로 군인복무령 이 제정되어 군인복무에 관한 정신적 토대가 법제화되었다. 군인복무령은 군인으로 하여금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게 하며, 군인생활의 군기유지, 상호간의 신의와 군인으로서의 무용, 그리고 청렴 정신에 뜻을 두도록 군대윤리와 실천강령을 명문화하였다.

또한 정부 수립 이후 국방부가 추진한 국방정책의 기본 방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진영과의 연합을 뜻하는 연합국방(聯合國防)이었다. 연합국방은 국제공산주의 세력을 가상적(假想敵)으로 상정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역량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진영과 연합하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육군은 물론 해 · 공군의 건설에 있어서도 가능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전쟁상태가 발생하면 작전상 미군의 지원에 의존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헌법 전문(前文)에서 밝힌 “3․1독립정신으로 재건된 민주독립국가로서 항구적인 국제평화유지와 자손만대의 자유 행복을 확보하는 국제간의 친선유지와 평화애호의 국시(國是)를 중심으로 모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며, 국군은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조문과 합치되는 것이었다.

연합국방은 이범석 초대 국방부장관의 취임사에서 국방의 정책적 목표로 강조되었다. 이 장관은 장관직 취임과 동시에 현실적으로 당면한 국제적인 공산세력의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진영의 군사역량을 규합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것은 한반도 전쟁에 대비한 미군의 작전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연합국방을 기본 축으로 한 지상군 육성이라고 말했다.

연합국방이란 개념은 한국 정부의 국방정책 대강(大綱)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 선포기념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모든 우방들의 호의와 도움이 없이는 우리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바로 한 · 미간의 친선이 민족생존의 관건이라는 인식이었다. 국제공산주의를 가상적으로 상정한 만큼 이에 대처하려면 미국과의 연합을 의미하는 연합국방이 절실하였던 것이다.

국방부 제2국장을 지낸 김홍일(金弘壹) 장군도 그의 저서 『국방개론』에서 현대전의 특성을 단순한 무력전(武力戰)이 아니고 정치 · 경제 · 무력 · 문화 · 외교 · 사상의 전체성 총력전이라고 하면서 현대 국방의 성격을 논의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국제적으로 침략전선이 생기면 반침략 전선이 생겨 경제 · 정치 · 군사 세 가지를 종합한 대립적 국제연합전투체제가 형성된다고 하면서, 현대전쟁은 2개 국가간의 단순전쟁에서 집단과 집단간의 연합전쟁(聯合戰爭)으로 변천하여 일국의 총력국방(總力國防)은 국제간의 연합국방으로 변형된다고 하였다.

이렇듯 건국 직후의 국방정책은 국군조직법,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는 행정적인 조치와 연합국방을 토대로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결집되었다. 국방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자유진영의 군사역량을 규합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를 대비하여 미군과의 공동작전을 고려하여 군사외교활동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안으로는 정병배양(精兵培養)과 사병제일주의에 입각하여 반공정신을 토대로 한 전력육성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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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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